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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3학년(2021)

비즈니스모델 연구발표대회(2021.03.05~07.16)

by Rouxist 2021. 7. 17.

07.14 비즈니스모델 연구발표대회

 비즈니스모델 연구발표대회는 디미고 3학년 상경계열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교내대회이다. 1학년 여름에 처음 대회의 존재를 알고난 후 꽤 동경한 이벤트였고, 3학년 커리큘럼 중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바로 어제 대회를 모두 마쳤기에, 지난 4개월 간의 사투를 마무리하며 지나온 모든 여정을 정리해보려 한다.

 

 


시작 : 팀 결성

 시작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틀어졌다. 완전히 자율로 팀을 구성하는 방식이 채택되었는데, 원래 마음을 맞춘 한 명을 제외하고는 기존에 함께 하고 싶던 친구들을 단 한명도 데려오지 못했다. 시작부터 망하나 싶던 차, 결국 남아있던 남2 + 여2의 결합으로 팀이 만들어졌다. 사실 이전에 "너네랑은 못할 것 같다"고 두어번 말했는데, "우리 같이 뭐 해본 적 없는데 못할지 어떻게 알아" 라는 말을 듣고 나니 갑자기 뭔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직감이 들어서 결성했다. 즉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였다기보다는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모인, 도박적인 시작이었다.

 

 

네슬레를 고르기까지

 후보로는 로레알(L'Oréal), 닌텐도, 맥도날드, 네슬레(Nestlé) 정도가 거론됐다. 당시 견해는

 

로레알(L'Oréal) : 우리는 뷰티 유튜버 보유팀이었다. 라며 내가 여기에 잠깐 꽂혔다

닌텐도 : 마찬가지로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테마파크를 건설한다는 기사가 있길래 뭔가 유망해 보였다.

맥도날드 : 친숙..하다. 

네슬레(Nestlé) : 조금만 검색해봐도 보유한 브랜드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자료가 너무 많아서 탈이었다. (나는 차라리 자료가 많은게 좋다며 네슬레를 주장했다.)

 

결국 마지막에는 닌텐도와 네슬레가 유력했고, 다행히 1지망으로 선정한 네슬레를 가져올 수 있었다. 

 

 

Mission Statement와 분석

05.27

 매주 2번, 수출입관리와 회계 실무 시간에 분석을 시작했다. 

일단 Mission Statement를 가장 먼저 찾아봤다. 문장을 기대했는데 'Good Food, Good Life'로 아주 간결하길래 이건 뭔가 싶었다. 그 다음부터는 내용들의 순서를 가리지 않고 그냥 다같이 마구잡이로 조사했다. 다만 한 가지 문제였던건, 분석을 네슬레 자체를 대상으로 할지, 산하 브랜드를 대상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경쟁전략같은 부분에서는 브랜드 몇 개를 골라 각각의 사례를 정리했고, 가치 사슬은 각 부분마다 괜찮은 사례를 하나씩 가져다 진행했다. 문제는 시장세분화였는데, 주요 제품을 골라 각각 세분화를 할지, 여러 식품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사용할지 등등을 고민하다가 정말 STP를 지겹도록 잡고 있었다. 어느 날은 세분화 아이디어 3개가 동시에 공존하기도 했고.. 다행히 세분화를 끝내니 나머지는 무난히 넘길 수 있었다.

 사실 기억에 남는건 전달방식인데, 미션인 Good Food, Good Life를 그대로 가져와서 전달방식 구분의 기준으로 썼다. 기업이 최우선하는 가치로 기업의 활동을 분류할 수 있음은 분명 미션이 잘 이행되고 있는 것이라 여겼다. 다만 다른 부분에서 더 Good Food, Good Life를 들이댈 부분을 찾지는 못했다. 

 

 

소비더머니, 발표 구성

 최소한 2학년일 때 이 대회를 보면서부터 발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팀이 만들어진 것도 내가 발표를 한다는 동의 하에서였다.

그리고 발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할 시간이 되었다. 이 때 별 고민없이, 올해 보기 시작한 유튜브 콘텐츠인 소비더머니를 떠올렸다. 특히 현대편을 보고 들었던 강렬한 인상이 떠올라서, '발표 전체를 관통할 하나의 주제를 잡아보자'고 제안했다. 영상을 함께 보여주니 딱히 반대는 없었고, 그럼 그 메인이 될 주제는..? 볼 것도 없이 Good Food, Good Life가 주제로 적합해 보였다. 애초에 미션이라는 점에서 발표 전체를 아우르는 키워드로 매우 적합했다. 그렇게 Good Food, Good Life로 발표를 최대한 이어냈다. 가치 제안은 그냥 Good Food, Good Life를 소개하는 파트였다. 전달 방식은 Good Food와 Good Life를 구분의 기준으로 삼았다. 수익흐름에서 인수합병에 대한 지출 역시 Good Food, Good Life를 실현하기 위함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해 제시했다. 결론은 Good Food, Good Life에 충실하지 못해 화를 입은 사례와 Good Food, Good Life를 추구함의 중요성으로 마무리했다.

 

 자연스럽게 결론에 빌드업이 꽤 됐다. 시작부터 기업이 하고자 하는 것(가치)은 Good Food, Good Life임을 제시했고, 여러 분석들로 Good Food, Good Life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한 다음, 결론에서는 Good Food, Good Life가 깨졌을 때 생긴 문제들을 제시해 Good Food, Good Life에 대한 추구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내가 제시한 전개 방식이기에 더 애착이 가기도 했는데.. 결국 연구와 발표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네슬레가 하는 모든 활동들이 결국 그들의 가치(Good Food, Good Life)를 실현하기 위함임을 보이는 것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꽤 해낸 것 같다.

 

발표 순서, SWOT은 뒤로

06.08

 발표 순서는 사실 내가 마음대로 짰다(....). 다들 발표자가 정하라고 넘겨줘서, 일단 노션에 적어둔 순서를 따라가다가 조금씩 수정했다. 가령 경쟁전략은 가치사슬, 전달방식 등과 함께 묶은 다음 수익흐름을 그 뒤로 뺐다. 기업의 활동을 쭉 소개한 다음, 그 활동의 결과로 수익이 나오는 흐름이라고 제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SWOT을 결론 직전으로 빼버렸다. 전통적으로 SWOT은 발표 초반에 제시되어왔다. 그런데 SWOT이 흐름상 뒤라는 이야기를 일찍이 한 친구가 했는데, 나도 발표 순서를 정하려고 보니 아무리 봐도 SWOT은 뒤가 맞았다. 활동들을 쭉 제시하고 그로부터 SWOT을 이끌어 내는게 맞는 흐름이라고 생각했기에, 발표 순서 교체에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도 과감히 SWOT을 뒤로 빼버렸다. 근본적으로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발표 

 중간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이틀 전..인지 사흘 전인지 저녁시간에 잠깐 모여 발표를 연습했다. 중간에 한 번 내용을 까먹은 것 외에 대사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1. 자주 끊기는 말 2. 자꾸 움직이는 산만함을 문제포인트로 잡고 연습을 마무리했다. 

 근데 발표 전날 모인 연습에서는 개선할 점들을 생각하다가 긴장이 심하게 돼서 발표 연습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마무리됐다. 내일 중간발표를 그대로 망치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역시 실전 특유의 분위기를 타고 중간 발표를 괜찮게 마쳤다. 

 

 

대격변

 결선 진출 공지가 나온 후 다시 분주해졌다. 이전부터 한 친구가 여러가지를 개선점을 얘기했는데, 그 중 하나가 STP 풀체인지였다. STP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하긴 분석을 한바퀴 쭉 돌아서 기업을 바라보는 깊이 자체가 변했으니 바꾸고 싶을만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STP를 통째로 엎은 건 우리 팀밖에 없었던 것 같다(...). 발표가 일주일도 채 안남았는데 STP를 논의하고 있었다. 그 외에 더 구체적인 사진 자료 찾아넣고(특히 파키스탄의 대학교 UVAS와 협업한 자료를 찾지 못해 못넣고 있었는데 그마저..), 불필요하다 싶던 건 빼면서(마케팅에서 24시간 사이클 안에 들어가지 않는 건 소개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발표자료를 거의 재탄생시켰다. 그렇게 새로 태어난 발표자료를 계속 돌려보며 발표도 완성시켜 나갔다.

 

 

D-2

 발표가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진다는 결정이 발표됐고, 순서를 결정했는데 마지막이 됐다. 그날 밤 다시 모여서 발표를 연습했다. 다만 한 명은 질병결석 중이었다. 한 번의 발표 연습 후 발표자료에서 더 고칠 부분 의견 모으고, 발표에는 딱히 피드백이 없었다. 

 

D-1

07.13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을 했는데 변수가 꽤 많았다. 일단 발표자료 화면의 모든 영역을 손으로 가리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팔이 두 배 정도 더 길었으면 모르겠는데(..) 얼마나 움직여야 원하는 곳에 닿을지를 알기가 힘들었다. 괜히 가리킨다고 움직이다가 화면 밖을 나갈 수도 있어서 움직이지 않기로 하고, 전면의 조명에 조금 익숙해진 뒤 리허설을 마쳤다. 다만 프리젠터를 이날 써보지 못해서 실전에서 바로 적응해야 했다.

 

D-Day

07.14
07.14

 열심히 마지막 순서까지 대기하다가 조용히 발표하고 마쳤다. 다만 하기 직전에 그날까지도 질병결석중이던 친구를 위해 다같이 화이팅 영상을 찍은게 오히려 기억에 남을 일이었다. 발표 직전에 백신 접종 공지도 나오고 충청도는 우선 접종이 안된다길래 뒤숭숭하기도 하면서 평소스러운 마음가짐으로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발표는 완벽하지는 못했다(..)

 

마무리

 수요일에 발표한 후 금요일에 결과가 나왔다. 야자 쉬는시간 막바지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카톡으로 '1등이다' 라는 메세지가 와서 이게 뭔소린가 했는데 갑자기 '그 대회'가 머리 속에 스쳐지나가길래 카카오톡 공지방을 들어가보니 결과가 나와 있었다. 이후 그날 밤은 꽤 긴 시간을 비모 얘기로  지새웠다.

 

 

 

 

 

후기

시작하던 날부터 즐겨찾기에는 언제나 비즈니스 모델이 있었다.

 돌아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꽤 도박적이었다. 팀부터 예상치 못한 구성이었고, SWOT은 뒤로 밀었고, STP는 중간에 갈아 엎었다.

반대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일관적으로 추구한 것은 '그들의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무엇을 추구하고,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그래서 앞으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를 모두 그들의 핵심적인 가치의 측면에서 분석했다. 또 그들이 왜 그러한 신기술을 사용하고, 그런 투자를 하고, 그런 기술개발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네슬레가 그런 활동들을 해야 할 이유를 이해하려고 했다. 결국 중요한건 기업을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였던 것 같다.

 그리고 소신껏 밀고 나간 부분들이 꽤 괜찮게 마무리된 것 같다. SWOT을 뒤로 넣거나, 전체를 Good Food Good Life로 풀어내거나.. 

 

 사실 중간발표는 흐름이 또 달랐다. 네슬레의 행보로부터 우리 개인이 배울만한 점을 도출해내는 구성이었는데, 결선에서는 아무래도 기업에 대한 분석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 더 기업에 집중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업으로부터 학생인 내가 본받을 점을 이끌어낸 그 중간발표의 결론에도 애착이 많이 간다. 기업을 분석하는 법에 대해 알고 성과를 거둬가는 것도 좋았지만, 그 모든 것을 내 실생활과도 연결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를 담아 작성한 소감의 한 구절로 마무리한다.

이연구를 통해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비즈니스모델’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오만한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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